가족 영상을 NAS에 모아두고 편집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불편하다는 걸, 저는 DS423+를 구매하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파일은 분명 NAS에 있고, PC도 나쁘지 않은데 영상 타임라인이 멈추고 버퍼링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드라이브 설정이 잘못된 줄 알고 RAID 구성부터 다시 점검했습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NAS 내부가 아니라 NAS와 PC 사이의 연결 구간에 있었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2.5GbE 어댑터와 스위치를 추가하고 나서 쓰기 266MB/s, 읽기 216MB/s까지 올라갔고, 이후로는 4K 파일도 타임라인에서 바로 재생되고 있습니다.
1. 진짜 문제: DS423+의 기본 포트와 1Gbps 한계

원인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DS423+의 기본 내장 포트는 기가비트 LAN(1GbE)입니다. 이론상 최대 전송 속도는 초당 약 125MB입니다.
일반 파일 복사나 스트리밍 감상 수준에서는 충분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4K 영상 한 클립이 20–50GB에 달하는 경우, 편집 소프트웨어가 파일을 실시간으로 읽어오는 속도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공유기 역시 1GbE 포트만 갖추고 있다면 경로 전체가 동일한 병목에 걸립니다.
DS423+에서 이론 속도 초당 312MB 이상을 내려면 별도로 2.5GbE 유선랜 어댑터를 구매해 연결해야 합니다. 단, 어댑터를 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연결 경로 전체 — 스위치와 PC 어댑터까지 — 모두 2.5GbE를 지원해야 합니다.
2. 처음 든 생각: 포트 두 개 있으면 다 꽂으면 되지 않나?
병목을 확인하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DS423+에는 LAN 포트가 두 개 있으니, 두 포트에 케이블을 다 꽂으면 대역폭이 두 배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이 기능이 링크 어그리게이션(LAG, LACP 802.3ad), 흔히 본딩이라 부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작동 방식을 알고 나서 기대가 꺾였습니다.
링크 어그리게이션은 단일 클라이언트의 전송 속도를 직접 두 배로 늘려주는 기능이 아닙니다. 여러 클라이언트가 동시에 NAS에 접근할 때 전체 처리 용량을 분산시키는 방식입니다. 혼자 편집 작업을 하는 환경에서는 두 포트를 묶어도 체감 속도 개선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LACP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매니지드 스위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반 가정용 공유기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매니지드 스위치는 가격도 설정 복잡도도 만만치 않습니다. 1인 가정 편집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실용적인 업그레이드 경로: 2.5GbE 네트워크 구성
결국 선택한 방향은 네트워크 경로 전체를 2.5GbE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DS423+(2.5GbE 어댑터 추가) → 2.5GbE 언매니지드 스위치 → 벽면 Cat5e 케이블 → PC(2.5GbE USB 어댑터)
여기서 가장 반가운 부분은 벽면에 이미 설치되어 있는 랜 케이블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Cat5e 규격 케이블은 100미터 이내 구간에서 2.5Gbps 전송을 안정적으로 지원합니다(IEEE 802.3bz 표준). 케이블 공사 없이 어댑터와 스위치만 추가하면 됩니다. 단, Cat3 이하 규격이라면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니 케이블 규격을 먼저 확인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추가한 장비
2.5GbE 언매니지드 스위치
알리익스프레스 기준 4만 원 안팎이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정용으로는 5포트나 8포트 제품이면 충분합니다.
DS423+ 및 PC용 2.5GbE USB 어댑터


유그린(UGREEN) USB-C to RJ45 2.5G 어댑터를 사용했으며 2–3만 원 선입니다. DS423+에 연결하는 어댑터의 경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리얼텍(Realtek) 칩 기반 어댑터라면 DSM에서 드라이버를 직접 설치해야 합니다. GitHub의 bb-qq/r8152 저장소에서 드라이버 파일을 내려받아 DSM 패키지 관리자에서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한 번 완료하면 이후 유지 관리가 필요 없습니다.
설치 후 Mac 네트워크 설정에서 2500Base-T로 연결이 잡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실측 결과

네트워크 전환 후 블랙매직 디스크 스피드 테스트로 측정한 결과, 쓰기 266.1MB/s, 읽기 216.7MB/s를 확인했습니다.
전환 전 1GbE 환경에서의 속도는 90–100MB/s였습니다. 읽기 기준으로 약 2배 이상 향상됐습니다. 4K 영상 실시간 편집에 권장되는 최소 읽기 속도는 통상 100–150MB/s 수준인데, 216MB/s는 이 기준을 넉넉히 상회합니다. 파이널컷에서 프록시 변환 없이 원본 파일을 타임라인에 바로 올려도 끊김 없이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추가로 챙길 부분이 있습니다.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DSM 7.2 이상에서 제공하는 보안 업데이트도 빠짐없이 적용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NAS가 외부 접근을 허용하는 설정이라면 CVE 관련 패치가 생각보다 자주 올라옵니다.
마무리: 다음 단계는 SSD 캐시
2.5GbE 네트워크 구성만으로도 대부분의 4K 편집 환경 문제는 해소됩니다. 총 비용은 스위치와 어댑터 합쳐 7–8만 원 이내였고, 기존 벽면 Cat5e 케이블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다면 NAS 내부에 SSD 캐시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DS423+는 M.2 슬롯을 통해 NVMe SSD 캐시를 지원합니다. 자주 접근하는 파일을 SSD가 미리 캐싱하면 첫 파일 로드 속도가 한층 빨라집니다. 이 설정은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해볼 예정입니다.